볼만한 책

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책 요약 (1759)

조산명 2024. 5. 31. 13:26

Candide, ou l'Optimisme

작가: 볼테르, 프랑스

주제: 성직자의 부패와 낙관주의를 풍자한다.

 

베스트팔렌의 툰더텐트론크 남작의 성에 성격이 매우 유순한 젊은이가 살고 있었다. 생김새도 마음씨처럼 온유했다. <캉디드> 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연유한 것 같다. 나이 든 하인들은 캉디드를 남작의 조카라고 생각했다. 남작의 여동생이 이웃에 사는 선량하고 점잖은 귀족과 관계하여 낳은 아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이이웃 귀족과 결혼하지 않았다. 고작 71대까지만 뿌리를 알 수 있고, 그 윗대 조상을 모른다는 이유때문이었다.


남작은 베스트팔렌에서 가장 권세 있는 영주 중의 하나였다. 왜냐하면 남작의 성에는 문이 하나 있고 창문도 여 개 있었기 때문이다. 남작 부인은 몸무게가 150 킬로그램이나 나가는 거구인 까닭에, 그것만으로도 모든 사람들에게 경의의
대상이 되었다. 게다가 매우 품위 있게 사람들을 맞았기 때문에 더욱더 존경을 받았다. 남작의 딸 퀴네공드는 방년 17세로, 혈색 좋고 발랄하며 통통하고 육감적인 처녀였다. 남작의 아들 역시 모든 점에서 아버지에 걸맞은 좋은 청년이었다. 가정교사인 팡글로스는 집안의 신탁(神託)이었다. 젊고 순진한 캉디드는 선생의 말을 그대로 믿었다.

 

이튿날 점심 식사 후에 일이 벌어졌다. 모두들 식당에서 나갈 때 퀴네공드와 캉디드는 병풍 뒤에 남게 되었다. 퀴네공드가 손수건을 떨어뜨리자 캉디드가 주워 주었다. 그녀는 순수하게 그의 손을 잡았다. 청년은 순수하게 처녀의 손에 매우 열렬하고 다정하고 우아한 키스를 하였다. 그들의 입술이 맞닿고 그들의 눈에 불꽃이 일었다. 무릎이 후들거리고 엉뚱한 곳에 손이 갔다. 그때 툰더텐트론크 남작이 병풍 옆을 지나다가 이 원인과 결과를 보고 캉디드의 엉덩이를 발길로 차서 성에서 내쫓았다. 퀴네공드는 기절하였다. 그녀가 정신이 들자 이번에는 남작 부인이 그녀의 뺨을 때렸다.

 

지진이 리스본의 4분의 3을 파괴한 후, 나라 안의 현자들은 대책을 강구하였다. 도시가 완전히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이 궁리해 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멋진 아우토다페를 행하는 것이었다. 코임브라 대학이 지진을 막는 가장 확실한 비법이라며 내놓은 방책이란 바로 몇 사람을 골라 약한 불에 천천히 태워 죽이는 장엄한 의식을 군중에게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비스카야 지방 사람 하나를 자기 대모와 결혼했다는 죄목으로, 그리고 포르투갈 사람 둘을 닭고기를 먹을 때 비계를 떼고 먹었다는 죄목으로 잡아들였다. 또한 문제의 점심 식사가 끝난 후에는 팡글로스와 캉디드도 잡혀갔다. 팡글로스의 죄목은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고, 캉디드의 죄목은 동조하는 태도로 그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었다. 

 

오레용 족의 나라의 경계에 도착하자 카캄보가 캉디드에게 말했다. "보세요. 지구의 이쪽 편도 저쪽 편과 별 다를 바 없지요? 그러니까 빨리 유럽으로 돌아갑시다." "어떻게 그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이냐? 갈 곳이 어디 있다고? 내 나라에 돌아가면 불가리아와 아바르 군사들이 사람들을 모조리 죽이고 있고, 포르투갈에 돌아가면 화형 당할 것이고, 또 여기 그대로 남아 있으며 언제 꼬치구이를 당할지 알 수 없으니, 그렇긴 해도 어떻게 퀴네공드 양이 있는 이곳을 떠날 수 있단 말이냐?"

 

캉디드는 엘도라도에서 보물과 양들을 얻었다. 해적을 만나 대부분을 잃었다. 항해 중 그 해적들은 스페인 함대에게 박살났다. 잃었던 붉은 양 한 마리를 되찾는다. 그 양을 과학 연구소에 기증했다. 

 

노독에 지친 캉디드는 여관에 짐을 풀자마자 곧 가벼운 몸살로 앓아눕게 되었다. 그는 손가락에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끼고 있었고, 또 그의 짐에는 엄청나게 무거운 상자가 들어 있었다. 그 사실이 알려지자 청하지도 않은 의사가 두 명이나 즉각 달려왔고, 절친한 친구를 자처하는 사람들이 그의 곁에서 떠나지 않았으며, 두 명의 신앙심 깊은 여자들이 수프를 끓여 주었다. 마을의 신부가 저승에 가서 쓸 면죄부를 사라고 감언이설을 늘어놓았다. 캉디드가 싫다고 하자 신부는 캉디드가 죽으면 땅에 묻어 주지 않겠다고 위협했다.

 

일은 권태, 방탕, 궁핍이라는 3대 악으로부터 우리를 지켜 줍니다." "철학자들의 모든 진술을 종합해 보건대 부귀영화란 매우 위험한 것이야. 수 많은 왕들이 암살당하고 찔려죽는 등 어떤 말로를 맞았는지는 두 분도 잘아시겠지요?" 그때 캉디드가 팡글로스의 말허리를 자르며 끼어들었다. "그리고 또 우리의 밭을 갈아야 한다는 것도 압니다."

 

팡글로스는 캉디드에게 이렇게 말하곤 했다. "최선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건들이 연계되어 있네. 만일 자네가 퀴네공드 양을 사랑한 죄로 엉덩이를 발길로 차이면서 성에서 쫓겨나지 않았더라면, 또 종교재판을 받지 않았더라면, 또 걸어서 아메리카 대륙을 누비지 않았더라면, 또 남작을 칼로 찌르지 않았더라면, 또 엘도라도에서 가지고 온 양들을 모두 잃지 않았더라면 자네는 여기서 설탕에 절인 레몬과 피스타치오를 먹지 못했을 것 아닌가." 그럴 때마다 캉디드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우리의 밭을 갈아야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