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단편 소설

픽션들 줄거리, 요약 (1944)

사이퉁 2026. 2. 27. 08:23

Ficciones

작가: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아르헨티나, 스페인어)

탈구조주의, 실험적, 전위적, 철학적. 20세기 문학 흐름을 대표하는 책.


1부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1941)

1. 「틀뢴, 우크바르, 오르비스 테르티우스」
어느 날 밤, 보르헤스는 친구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 와 함께 1인칭 소설 집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비오이 카사레스는 복도 끝에 있는 거울을 보다가  『앵글로 아메리칸 백과사전』에서 본, 우크바르 출신의 이단자가 쓴 것으로 알려진 거울에 대한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보르헤스가 소유하고 있던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우크바르나 그 이단자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에 당황한 비오이 카사레스는 다음 날 보르헤스에게 자신이 소장한 백과사전에서 그 구절을 발견했다고 알렸습니다. 이 발견을 계기로 두 사람은 우크바르를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상의 나라 ‘우크바르’에 대한 백과사전 항목에서 시작해, 완전히 허구의 세계 ‘틀뢴’이 점점 현실 세계를 침식합니다. 결국 사람들은 현실보다 더 정교한 허구를 선택하게 됩니다.
→ 허구가 현실을 대체한다.



2. 「피에르 메나르, 돈키호테의 저자」
20세기 작가 피에르 메나르가 『돈키호테』를 단어 하나 바꾸지 않고 다시 쓰려고 합니다. 메나르는 17세기 스페인 사람 세르반테스가 되어 그 시대의 신앙과 전쟁과 세계관을 체험하자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합니다. 그 대신 20세기 프랑스인인 자신으로 남은 채 『돈키호테』를 한 글자도 바꾸지 않고 다시 쓰는 것을 선택합니다. 같은 문장인데도 메나르가 쓴 문장이 세르반테스가 쓴 문장보다 더 “깊다”고 주장합니다. 예를 들어: “역사는 진리의 어머니이다.” 세르반테스 시대에는 평범한 수사적 표현일 수 있지만, 20세기 이후의 맥락에서는 니체, 실증주의 역사학, 상대주의 등을 거친 뒤라서 전혀 다른 철학적 의미를 갖게 됩니다. 메나르는 결국 『돈키호테』 전체를 완성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화자는 그것이 오히려 더 숭고하다고 말합니다.
→ 문장이 같아도 역사적 맥락, 철학적 배경, 독자의 경험이 달라지면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됩니다. 이 단편은 포스트모더니즘, 텍스트 중심주의, 저자의 죽음(롤랑 바르트) 등의 사상에 선구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3. 「원형의 폐허들」
이야기는 이름 없는 한 남자가 강을 건너 폐허가 된 원형 사원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그의 목적은 단 하나: 꿈을 통해 한 인간을 창조하는 것. 그는 신비한 의식을 수행하려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마법사나 제사장처럼 여깁니다. 그는 매일 밤 꿈을 꾸며 꿈속에서 한 인간을 만들어내려 합니다. 처음에는 많은 학생들을 꿈속에서 만들어 그들 중 완전한 존재를 선택하려 합니다. 그러나 실패합니다. 이후 그는 한 소년만을 집중적으로 꿈꿉니다. 심장부터 설계하고 장기 하나하나를 구성합니다. 뼈와 피부를 세밀하게 형성, 의식과 기억까지 부여합니다. 창조 과정에서 그는 불의 신(불의 형상)에게 기도합니다. 불의 존재는 그에게 약속하기를, "소년은 현실 세계에서 살아갈 것이다. 다만, 그가 꿈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모를 것이다. 단, 불은 그 소년의 실체를 알아볼 수 있다."
마침내 소년은 완성됩니다. 그는 다른 마을로 보내지고 평범한 인간처럼 살아갑니다. 창조자는 신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믿으며 안도합니다. 어느 날, 숲에 큰 화재가 발생합니다. 불길이 폐허를 삼키기 시작합니다. 남자는 죽음을 각오하고 불 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그런데 불이 그를 태우지 않습니다. 그는 고통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 순간 창조자는 충격적인 진실을 깨닫게 됩니다.
자신 역시 누군가의 꿈속에서 창조된 존재였다는 것.
→ 창조자와 피조물의 무한 반복.  우리는 실제로 존재하는가? 신은 또 다른 신의 피조물이 아닐까? 현실은 거대한 꿈일 수도 있지 않은가? 관념론, 불교적 세계관, 데카르트 회의주의 등과 연결됩니다.



4. 「바벨의 도서관」

우주는 끝없는 육각형 방들로 이루어진 도서관이며, 모든 책이 존재합니다. 진리의 책도 있지만 찾는 것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 지식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무엇이 내게 필요한 지식인지 모른다.



5. 「바빌론의 복권」
처음엔 단순한 복권이었지만 추첨의 내재적인 도덕적 타락으로 인해 당첨 확률이 불리하게 바뀝니다. 복권 구매자들은 당첨금을 받거나 벌금형을 받는 이중고를 겪게 됩니다. 복권 추첨을 담당하는 회사에 대한 사기가 증가함에 따라 벌금형은 징역형으로 대체됩니다. 회사는 점차 권력을 얻어 결국 전지전능한 존재가 됩니다. 


→ 중독에 대한 경계

6. 「허버트 퀘인의 작품 분석」
존재하지 않는 작가 허버트 퀘인의 작품들을 비평 형식으로 소개한다. 특히《4월 3월 》에서는 프랙탈적이고 대칭적인 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야기 구조 자체가 독자를 속이도록 설계됨.
→ 이야기의 형식에 대한 실험



7.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

1차 세계대전. 주인공 위순은 영국에 거주하는 중국계 독일 스파이입니다. 그는 독일군에 중요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영국 정보부가 그의 정체를 알아내서 리처드 매든 대위가 그를 추격합니다. 위순이 전달해야 할 정보는 영국군이 공격하려는 도시의 이름입니다. 위순은 평범한 방식으로는 독일에 연락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그는 전화번호부에서 스티븐 앨버트라는 이름을 발견합니다. 위순은 그를 찾아가기로 결심합니다. 이름이 곧 암호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앨버트는 중국 문학을 연구하는 학자입니다. 그는 위순의 조상 츠이 펑을 연구하고 있었습니다. 츠이 펑은 총독직을 버리고 거대한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복잡한 미로를 만들려 했던 인물입니다. 하지만 소설은 이해할 수 없고 미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라 여겼습니다. 앨버트가 해석하길, 츠이 펑이 만들려던 미로는 돌과 벽의 미로가 아니라 "시간의 미로"였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면 한 길,  다른 선택을 하면 또 다른 길 죽 모든 시간이 동시에 실현되는 구조입니다. 이것이 바로 갈라지는 오솔길들의 정원입니다. 앨버트가 설명을 마치자 위순은 갑작스럽고 냉혹하게 그를 쏴 죽입니다. 곧 매든 대위가 도착해 위순은 체포됩니다. 신문 기사에 “앨버트라는 인물이 살해되었다.”라는 제목이 실렸습니다. 앨버트는 독일군의 공격 목표 도시 이름이었습니다. 위순은 사형을 기다리며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미로의 해석에 따르면 어떤 세계에서는 그가 실패했고, 어떤 세계에서는 도망쳤고, 어떤 세계에서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그가 살인을 택한 것뿐입니다.
→ 시간은 하나가 아니라 분기한다. 다중우주 개념



8. 「기억의 천재 푸네스」
1887년 프레이 벤토스. 야생마 사고로 다리를 다치고 사진 기억력을 갖게 된 청년 이레네오 푸네스. 그는 모든 것을 완벽히 기억한다. 보르헤스는 이레네오 푸네스와의 마지막 만남을 회상한다. 푸네스는 방에 엎드려 새로운 능력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어떤 순간에는 무한한 자릿수를 가진 새로운 숫자 체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설명하고, 또 다른 순간에는 회고록을 쓰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일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는 추상화가 불가능하다. 기억이 완벽할수록 사고는 마비된다.
→ 인간에게 망각이 없다면 어떻게 되는가?


2부.〈기교들 (Artificios)〉 (1944)

9. 「죽음과 나침반」
에릭 뢰른로트 형사가 프란츠 트레비라누스 경감의 도움을 받아 서로 얽혀 있는 듯한 세 가지 사건을 수사합니다. 연쇄살인을 수사하던 탐정은 범인이 남긴 신비한 단서를 따라가지만, 사실 그것은 자신을 유인하기 위한 함정이었습니다. 마지막 사건의 희생자는 바로 뢰른로트 형사 자신입니다.
→ 이성의 과잉이 부른 파멸

 


10. 「비밀의 기적」
야로미르 흘라디크라는 극작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세페르 예치라를 지나치게 칭송한 번역본 때문에 나치 게슈타포에게 체포되었습니다. 총살 직전 정지된 순간 속에서  1년의 시간을 선물 받아 머릿속으로 작품을 완성합니다. 현실 시간은 1초도 흐르지 않았습니다.
→ 내면의 시간과 외부 시간



11. 「배신자와 영웅이라는 주제」
패트릭은 자신이 계획했던 혁명 전날 밤 극장에서 암살당했습니다. 라이언은 킬패트릭이 죽던 날 거지와 나눈 대화와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그의 주요 추종자인 제임스 알렉산더 놀란이 셰익스피어의 주요 희곡들을 게일어로 번역하고 스위스 페스티벌 (수천 명의 배우가 동원되어 역사적 사건을 바로 그 도시와 산에서 재현하는 거대하고 유랑하는 연극 공연)에 대한 글을 썼다는 사실, 그리고 킬패트릭이 혁명 직전 마지막 회의에서 반역자의 처형을 명령했다는 사실까지 발견합니다. 라이언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이야기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냅니다. 놀란은 그들이 찾던 배신자가 바로 킬패트릭 본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지만, 민중의 주요 대표자인 킬패트릭을 비롯한 혁명에 해를 끼치고 싶지 않았기에 배신자의 처형을 혁명 봉기의 동력으로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킬패트릭이 살해당하기 전 할 모든 말과 행동을 셰익스피어의 희곡에서 영감을 받아 계획했고, 이를 통해 대중의 상상 속에 깊이 각인시키려 했습니다. 아일랜드 독립운동 영웅의 죽음이 사실은 연극적으로 연출된 배신의 결과임이 드러납니다.
→ 역사는 문학일 수 있다.



12. 「죽음의 모양」
화자는 죽음의 의미와 형상을 탐구하려 합니다. 주변 사람과 사건, 역사적 기록 등을 관찰합니다. 여러가지 죽음의 형태를 제시합니다.

-전쟁터에서의 죽음: 격렬하고 외형적
-병원에서의 죽음: 조용하지만 고통과 불안이 내포
-자연사/자연적 죽음: 순환과 연속의 일부
죽음은 고정된 형상이 없으며, 각 인간에게 고유하게 나타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 죽음은 형상이 없어서 정의 내릴 수 없고 모든 것을 초월한다.



13. 「검의 형상」
이름 없는 한 남성이 과거의 한 남자를 회상합니다. 그 남자는 전쟁이나 긴급 상황에서 도망치거나 책임을 회피한 인물입니다. 화자는 그 남자의 행위를 “겁쟁이”라고 규정하며 판단합니다. 화자는 자신의 용기와 도덕성을 타인과 비교하며 확증하려 합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화자의 내적 기준을 파악하게 됩니다. 화자는 사건을 기억하며 반복적으로 묘사합니다. 사건의 구체적 상황은 점점 흐려지고, 내적 심리 묘사가 강조됩니다. 화자는 자신의 두려움, 후회, 판단 기준과 끊임없이 마주칩니다. 타인을 비난하면서도 자신이 같은 선택을 했음을 점차 깨닫기 시작합니다. 정체성 혼란이 오기 시작합니다. 자신이 겁쟁이라고 비난해온 그 남자는 자신 자신이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결함을 타인에게 투사합니다. 즉 비난하는 타인은 결국 자신이며 내면의 거울입니다.
→ 자기혐오와 이중성



14. 「두 왕과 두 미로」
바빌론 왕은 아라비아 왕을 조롱하고 복수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아라비아 왕에게 인간이 탈출할 수 없는 복잡한 미로를 선물로 보냅니다. 미로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무한히 복잡한 설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바빌론 왕은 자신의 권력과 지적 우위를 과시하며 만족합니다. 아라비아 왕은 바빌론의 미로를 조롱하지 않고 침착하게 계획을 세웁니다. 그는 바빌론 왕국으로 침입하여 사막이라는 무한한 자연 미로를 이용합니다. 바빌론의 왕은 결국 사막에서 길을 잃고 죽습니다. 바빌론 왕의 교만과 오만이 패배를 불러왔습니다. 권력과 지혜가 대조됩니다.
→ 인간이 만든 질서보다 자연의 질서가 우위다.



15. 「기다림」
한 흑인 남자가 즉흥 노래 결투에서 패배합니다. 그 후로 흑인 남자는 숨어 지냈습니다. 그는 누군가를 기다리며 풀페리아(잡화점 겸 선술집)를 드나들었습니다. 풀페리아 주인 레카바렌은 흑인 남자에게 손님이 더 있는지 물었고 그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얼마 후, 레카바렌은 지평선을 향해 달려오는 낯선 기수를 보았습니다. 바로 그 흑인 남자가 7년 동안 기다려온 사람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결투를 벌였습니다. 레카바렌은 삶과 죽음의 만남, 그리고 마르틴 피에로의 최후를 목격합니다. 작가는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 싸움이나 죽음 등을 묘사하지 않았습니다.
→ 기다림 자체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



16. 「알레프」
보르헤스는 예술가 친구 다리오의 지하실에 있습니다. 다리오가 죽기 전에 남긴 편지를 정리합니다. 다리오는 한 여인 베아트리스에게 집착하고, 그 집착을 알레프라는 신비한 점을 통해 기록하려 합니다. 알레프란 우주의 모든 장소와 사건이 동시에 보이는 점입니다. 보르헤스는 다리오의 지하실 구석에서 이를 발견합니다. 전 세계의 거리, 산, 강, 각기 다른 시대의 사건, 모든 인간의 삶과 죽음, 순간적 감정을 동시에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그것에 압도당했습니다. 아름다움과 공포를 동시에 느꼈습니다. 세계 전체를 이해하는 것은 인간에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알레프는 관찰자에게 무한을 보여주지만, 완전한 이해는 불가능했습니다. 화자는 다리오의 집을 떠나며 알레프를 다시 보지 않기로 결정합니다. 보르헤스는 인간의 한계와 인식의 불완전성을 깨닫고, 동시에 세상의 무한한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인정합니다.
→ 도구를 통해 만물을 볼 수 있게 되더라도 인간의 뇌는 그것을 전부 이해할 수 없다.



17. 「조하르에 대한 탐구」
유대 신비주의 문헌 『조하르』의 기원을 탐구하는 형식의 글. 한 이름 없는 학자는 『조하르』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헌에 나오는 역사적 사건, 저자, 신비적 상징들을 조사했습니다. 점점 발견하는 기록은 허구와 사실이 뒤섞여있었습니다. 문헌의 일부는 존재하지 않는 장소에서 유래했습니다. 일부 저자는 가상의 학자였습니다. 사건과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과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학자는 탐구 과정에서 혼란을 느꼈지만, 동시에 조하르의 신비와 의미를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조하르』는 단일한 저자나 기원이 없으며 텍스트 자체가 스스로 의미를 생성하는 구조였던 것입니다. → 조하르는 진짜와 허구가 섞여있습니다. 그것을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그것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창조자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