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 부유한 담배상 아래서 자람, 대학 성적 최상위권, 매우 극심한 알콜중독, 퇴학, 육사 적응 실패, 결혼 실패, 40에 사망
검은고양이
사형 집행을 하루 앞두게 된 주인공은 자신이 지극히 정상임을 강조하면서 마음 속의 무거운 짐을 덜고자 하는 심정으로 왜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되는가에 대해 서술한다.
옛날, 주인공은 대단히 온순한 성격으로 동물들을 무척 좋아했으며, 후에 맞이한 부인도 그의 취향과 맞아 집 안에는 애완동물이 많았다. 그의 애완동물들 중에선 검은 고양이도 한 마리 있었는데, 이름은 플루토로 그는 유난히 이 고양이를 아꼈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술을 입에 대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은 점차 타락하기 시작했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면서 동물들을 학대했고 아내에게도 가정폭력을 휘둘렀다. 플루토만은 한동안 예외였으나 술을 마시고 집에 돌아온 어느 날, 주인공은 플루토가 자신을 피한다는 피해망상에 빠져 손으로 플루토를 붙잡으려고 했다. 플루토가 놀라서 그의 손을 깨물자, 화가 난 그는 충동적으로 플루토의 한쪽 눈을 칼로 도려냈다. 그 이후 플루토는 주인공을 피해 다니게 되었다.
예전처럼 살갑기는커녕 서로 눈치를 보면서 겉도는 사이가 되자 주인공은 이제 플루토가 자신을 정말로 싫어한다는 것을 느끼고, 어느 날 아침, 끝내 회한의 눈물을 흘리면서 플루토를 나뭇가지에 목을 매달아 죽였다.
얼마 후 집에 큰 화재가 일어난다. 그의 침대 머리맡 벽만 최근에 새로 발랐기 때문인지 다 부서지지 않고 남았는데, 거기엔 고양이가 목이 매달린 형상의 그을음이 몸통뿐 아니라 밧줄에 털 하나하나까지 아주 완벽하게 남아있었다. 공포에 질린 주인공은 '누가 자신을 급히 깨우려고 나무에 달린 줄을 잘라 고양이를 얼굴에 집어던졌고 그 상태로 벽이 엎어지면서 모양이 찍혔다'는 억지스러운 결론을 내린 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새 집으로 이사를 한다.
그러던 하루는 술집에서 예전의 그 플루토와 너무도 닮은 또다른 검은 고양이를 보게 되고, 고양이 쪽에서 그에게 부비적거리며 친근하게 다가오자 기뻐하며 주인에게 이 고양이를 혹시 팔지 않겠냐고 물어본다. 주인은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가 아니고 어디에서 왔는지도 모른다고 대답하고, 그럼 내가 그냥 데려가도 문제가 없겠다는 말에 그리하시라고 한다. 아내 역시 기뻐하면서 그 고양이를 아꼈다. 하지만 주인공은 차츰 플루토와 너무도 닮은, 심지어 똑같은 쪽의 눈이 실명한 상태인 그 고양이의 모습에 차츰 꺼림칙함을 느끼게 되었고, 이후 그 꺼림칙함은 고양이에 대한 절대적인 두려움으로 변하게 된다. 무엇보다도 그를 괴이함에 사로잡히게 만드는 건 그 고양이의 가슴에 난 하얀 털이었는데 플루토는 온몸이 하얀 털 없이 완전한 검정색이었다. 그 털은 하루하루 흐르면서 모양이 변하고 뚜렷해지더니 끝내는 교수대의 형상으로 변하게 된다.
날이 갈수록 그 고양이에 대한 불길함에 그는 신경질적으로 난폭하게 변해간다. 그래도 예전 일이나 그 고양이의 목에 난 반점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속으로 억누르며 참고 또 참아 직접적인 학대는 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고양이는 주인공이 싫어할수록 더욱 주인공에게 달라붙어 집착하기 시작하고, 고양이에 대한 스트레스를 계속해서 받은 끝에 주인공은 사람조차 믿지 못하는 피해망상증에 빠진 반 폐인이 되고 만다. 이런 주인공의 스트레스 풀이 대상은 항상 그의 아내였다.
그러던 어느날 자재를 가지러 아내와 같이 지하실을 내려가던 주인공은 지하실 계단에서 쫒아와 다리에 엉킨 고양이 때문에 넘어질 뻔하고, 결국 참다 못해 도끼를 들고 고양이를 죽이려 한다. 아내는 그걸 보고는 애원하며 말렸지만, 그는 이미 커져버린 분노와 불안감에 눈이 멀어 우발적으로 그 도끼로 아내의 머리를 찍어버리고 만다. 아내는 비명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즉사해 버린다. 정신을 차린 뒤 자신이 한 끔찍한 짓에 크게 당황한 주인공은 중세 승려들이 수도원에서 살인을 하고 시신을 감췄다는 방법을 생각해 내고는 술이 안 들어간 멀쩡한 정신으로 지하실 한쪽 벽을 헐어 속에 아내를 세운 다음 도로 벽돌을 쌓아 바르고 부스러기를 치웠다. 그러자 감쪽같이 원래 벽과 똑같게 되었고 건드린 흔적이라고는 조금도 없었다.
이후 주인공은 자신에게 살인을 저지르게 한 그 고양이를 죽이려 찾았으나,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그는 겨우 안식을 얻게 되었고, 그의 생활도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아내를 죽인 것에 대해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면서 아주 좋아라 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아내가 안 보인다고 이상하게 여기니 결국 아내의 실종을 조사하러 경찰 6명이 찾아온다. 가택수사와 부인이 사라지던 날 어디 있었냐고, 부인과 크게 싸운 일은 없냐고, 부인이 원한을 품게 할 만한 일을 저지른 적이 있냐는 등의 동일한 심문이 거의 매일같이 반복되었지만 주인공은 철저한 거짓말과 표정, 목소리 연기로 매번 잘 넘기면서 '내 인생은 다시 시작된다.라는 생각까지 품게 된다.
끝내 별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들은 더 이상 조사해봤자 헛고생이나 하는 것 같다며 이만 수사를 미결로 종료하고 떠나려 하는데, 무사히 넘겼다는 쾌감을 참지 못한 주인공은 경찰들을 불러세운 뒤 아내를 묻은 벽을 두고 무척 단단하지 않냐며 자랑하다가 그 벽을 지팡이로 힘껏 두들긴다.
그러더니 벽 속에서 처음에는 아기의 울음소리같은 조그만 울음소리가 들리다가, 마치 지옥에서나 들릴 법한 기괴한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물론 경찰들까지 얼어붙었다. 주인공은 충격에 빠져 벽에 기대 아무 행동도 하지 못한다. 잠시의 패닉이 흐른 뒤 6명의 경찰들은 장비를 들고 부리나케 벽을 부수기 시작했고, 벽은 통째로 무너져내린다. 거기서 발견된 건 부패한 아내의 시체와 그 시체의 머리 위에서 주인공을 노려보고 새빨간 입을 벌리며 울고 있는 검은 고양이였다. 검은 고양이는 아내가 살해당한 순간 아내의 품속으로 숨었고,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주인공은 아내를 암매장할 당시 그 검은 고양이도 산 채로 같이 넣어 매장한 것이다.
본 작품의 첫 시작이 사형 집행이 하루 남은 주인공의 '과거를 되돌아보는 서술'임을 보면, 이후 주인공은 그 자리에서 체포되어 결국 사형선고를 받았음을 알 수 있다.
황금풍뎅이
주인공 윌리엄 레그랜드는 순수한 황금으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풍뎅이 비슷한 벌레에 물린 뒤 보물을 찾겠다는 열망에 빠져있다. (스파이더맨)
그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화자에게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설리번 섬에 소재한 자기 집으로 즉시 찾아오라는 전문을 띄운다.
서술자가 집에 도착하자 레그랜드는 화자와 자신의 흑인 하인 주피터와 함께 셋이서 보물을 찾아 떠나는 모험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한다.
서술자는 최근 파산지경에 놓인 레그랜드가 광기로 돌아 버린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 레그랜드는 자신을 깨물었던 벌레를 잡았으나 남에게 빌려줘 버렸고 대신 지금은 벌레의 그림만 그려놓았다고 한다. 화자는 그림을 보더니 해골바가지처럼 생겼다고 말한다. 모욕감을 느낀 레그랜드는 그림을 서랍에 처넣고 잠가 버리고, 화자는 당황해한다. 불쾌해진 화자는 레그랜드를 떠나 찰스턴의 자기 집으로 돌아간다.
한달 뒤, 주피터가 화자를 찾아와 레그랜드가 이상하게 행동하기 시작한다면서 설리번 섬을 다시 찾아 달라고 부탁한다. 배에는 곡괭이와 낫이 있었는데 이는 레그랜드의 부탁으로 하인이 미리 사다 놓았다고 했다. 그들이 섬에 도착하자 레그랜드는 화자에게 끈에 묶인 황금 풍뎅이를 보여주며 밖으로 나가자 한다. 레그랜드는 탐험의 목적을 숨기고 본토로 건너와서 황무지로 나아간 일행은 두 시간 정도 걸으니 고지대가 나타났고 나무가 빽빽한 그곳에 드문드문 바위가 우뚝 솟아 있었다. 낫이 없었더라면 가시덤불 때문에 한 발자국도 옮기기 힘들 정도였다. 고지대에는 10여 그루의 백양나무가 서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장엄한 나무가 가운데 있었다. 양피지의 암호를 해독하고 세명은 먼저 돌 의자에서 먼 곳의 큰 나무를 확인하고 해골바가지까지 관목이 우거진 산 꼭대기로 간다.
그들은 큰 백양나무를 발견하고 주피터에게 황금충을 줄에 메단 것을 가지고 나무에 오르게 한다. 그리고 나무 가지쪽에 해골바가지를 확인하라 한다. 그들은 큰 백양나무를 발견하고 주피터에게 황금충을 줄에 메단 것을 가지고 나무에 오르게 한다. 그리고 나무 가지쪽에 해골바가지를 확인하라 한다. 주피터가 해골을 발견했다고 하자 그리로 가서 해골의 왼쪽 눈깔 속으로 황금충을 떨어뜨리라 한다. 주피터는 좌우 구분을 할 줄 몰랐다. 레그랜드는 친절하게 어느쪽이 왼편이라고 자세히 알려준다.
풍뎅이는 눈구멍을 통해 들어가서 해골의 턱으로 나와 땅으로 낙하하고, 그 낙하한 지점을 기준으로 레그랜드는 일정한 원을 그려서 그 안을 셋이서 파헤치기 시작한다. 그러나 실패하고 돌아가다가 문득 레그랜드는 주피터에게 어느 눈으로 황금충을 넣었는가 물으니 그것은 오른쪽이었다. 새벽녘에 그들은 다시 나무 밑에 가서 황금충으로 측정을 하고 다시 판 결과 악명 높은 해적 키드 선장이 묻어 놓은 매장금을 발견한다. 서술자의 추축에 따르면 1백 50만 달러 정도의 가치 이상이 될 것이라 한다. 보물이 확보되자 레그랜드는 자기가 어떻게 보물의 위치를 알아냈는지 장황하게 설명하기 시작한다. 우선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암호학적 분석으로 시작한다. 소설의 암호는 글자 빈도를 사용한 매우 초보인 치환 암호로 이루어져 있다.암호를 해독하면 다음과 같다. "악마의 자리에 위치한 비숍의 여관에서 좋은 유리 하나,북북서로 21도 37분,나무 기둥의 일곱번째 가지 동편 망자의 머리통 왼쪽 눈으로,다림추를 늘어뜨려 나무에서 지면까지 수직거리 50피트"
어셔가의 몰락
나는 소년시절 서로 친했으나 오래도록 소식이 끊겼던 친구 로데릭 어셧의 편지를 받는다. 그는 편지를 통해 급히 자신의 집으로 올것을 내게 요청해왔다. 대저택에 도착하니 주변은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부위기였다. 나는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저택 내부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로 음산하였다. 우울한 기운이 모든 것에 스며들어 있었다. 어셔를 만나보니 그의 우울증은 누이 동생의 오랜 병으로 인한 것이었다. 나는 며칠동안 그와 같이 그림을 그리거나 책을 읽고 기타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나는 별안간 어셔의 동생 마델라인이 죽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셔는 그녀의 유해를 매장할 때까지 2주일 동안 저택의 지하 납골실에 안치해 둘 작정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 나는 그녀의 시체를 가매장하는 일을 거들었다.
누이가 죽은 이후 어셔는 몰라보게 변화했다. 침착하던 평소의 태도와 달리 어셔는 흐트러진 걸음걸이로 지향도 없이 이 방 저 방 돌아다녔다. 한 마디로 그는 미쳐 가고 있었다.
여드레째 되는 날, 폭풍이 몰아치고 나는 잠을 설친다. 새벽녘에 어셔가 내 방을 방문하여 나는 라안스러트 캐닝 경의 광란의 상봉이란 책을 읽어주었다. 그 때 방문이 활짝 열리고 마델라인이 살아서 방으로 들어왔다. 마델라인은 피를 흘리며 오빠의 몸 위로 풀썩 쓰러졌고 어셔는 눈을 뜬 채로 죽고만다. 나는 공포로 온 몸을 떨며 그 집에서 도망쳐 나왔다. 그리고 폭풍 속에서 대저택이 늪 속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게된다.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
최초의 추리 소설임에도 진상이 상당히 충격적이다. 범인은 바로 오랑우탄.
화자인 나는 서로 목격자들이 국적을 알 수 없는 소리를 했다는 건 범인이 정신병자가 아니겠느냐 하자 뒤팽은 "아무리 미쳤다고 해도 누군가는 알아듣기 마련이야. 그럼에도 모두가 못 알아들었다는 건 간단하네, 그건 사람이 아니라는 거지."라고 범인을 추리했다. 물론 이거 말고도 사람 지문이 아닌 것을 발견했고 사건 현장에서 사람의 것이 아닌 털과 작은 리본도 찾아냈기 때문에 이런 결론을 도출해낼 수 있었다. 그 리본은 뱃사람이 긴 뒷머리를 묶는 용도로 쓰이는데 뒤팽은 리본 생김새로 보아 동남아를 여행하는 배에서 자주 하는 리본이란 것도 추리해냈다. 즉, 동남아에서 어떤 뱃사람이 잡은 사람 아닌 생물이 범인이라는 것. 이후 뒤팽은 여러 동물들의 정보를 조사한 결과, 범인은 오랑우탄이며 그 오랑우탄을 잡은 뱃사람이 오랑우탄을 놓쳤다는 것까지 모두 추리해냈다.
이후 뒤팽은 오랑우탄을 잡았으니 보관비 및 약간의 수수료만 내고 찾아가라는 신문광고를 냈고 그 광고를 보고 찾아온 프랑스인 선원에게 이 사건의 자초지종을 말하라고 한다. 당황한 그가 덤빌듯이 굴자 뒤팽은 준비한 권총을 겨누었고 총을 본 선원이 덜덜 떨면서 자신은 누구도 죽이지 않았다고 애원하자 뒤팽은 부드럽게 이미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 그 선원이 마음만 먹었더라면 거액의 돈(사건 당일, 모녀가 찾아온 거액)을 건드릴 수도 있었겠지만 돈을 전혀 건드리지 않았던 점, 목격자들이 진술한 '당황해하면서 막으려던 프랑스인 남성 목소리'가 바로 당신의 목소리였으니 이는 사건을 막으려고 한 증거가 되기에 당신에게는 전혀 죄가 없다고 말한다. 다만 억울한 은행원에게 죄를 덮어씌우게 되었으니 증언이 필요하다고 부드럽게 설득한다. 그러자 선원은 모든 걸 털어놓는다.
오랑우탄은 그 선원이 보르네오 섬에서 잡아온 보르네오 오랑우탄이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이 숲의 사람이라고 불리는 오랑우탄은 워낙 순하고 사람들과 친한데 그 중 하나 유달리 난폭한 녀석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그 오랑우탄을 악마라고 부르며 피해다녔는데 그 선원은 저렇게 난폭한 녀석이라면 되려 동물원에서 멋진 구경거리가 될테니 비싸게 팔 수 있다고 동료 선원과 같이 그놈을 잡았다. 현지인들은 악마가 사라졌다며 되려 기뻐했으니 전혀 문제없이 배에 가두고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오던 길에 동료 선원들은 그만 열병으로 죽고 오랑우탄 소유권은 그 선원 홀로 가지게 되었다.
그 오랑우탄은 배에 가둔 우리에서도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난폭하게 날뛰었는데, 선원이 채찍으로 패면서 한동안 얌전하게 만들었고 이제 동물원에 팔아버릴 일만 남았다. 그런데 녀석의 발바닥에 가시가 박혔고, 치료를 위해 녀석을 자신의 집에 데려다가 놓았는데 선원이 집을 비운 사이 작은 방에 숨겨두었던 오랑우탄이 문을 부수고 탈출한 것이었다. 그 선원은 술자리를 가진 후 기분좋게 취해서 마침 들어오던 터였는데 그 오랑우탄이 선원의 목욕하는 모습을 흉내내려고 면도칼을 쥐고 목욕하다가 다시 제압하려고 채찍을 가져온 선원을 보자마자 달아나 살인사건이 일어난 4층 방의 창문을 통해 침입한 것이다.
그 모습을 보고 단숨에 술기운이 확 달아난 선원은 채찍을 들고 온 힘을 다해 오랑우탄을 쫓아갔지만 건물을 미친듯이 빠르게 올라가는 오랑우탄의 엄청난 신체능력을 따라갈 수는 없었고, 이후 선원이 간신히 4층방 창문에 도착한 이후에는 이미 흥분한 오랑우탄이 모녀를 끔찍하게 살해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사람들이 들었던 소리는 오랑우탄의 포효소리와 선원의 공포에 찬 외침이었던 것이었다.
이후 선원은 무죄로 처리되었고 그의 진술이 결정타가 되어 은행원 르 봉은 풀려나지만 프랑스 경찰간부 G경감은 기자들에게 인터뷰로 왜 경찰도 아닌 이가 멋대로 사건에 끼어드냐는 투로 시샘하는 반응을 보인다. 이 기사를 본 뒤팽은 그저 피식 웃으며 마음껏 지껄이게 내버려두라며 이 사람도 유능하니 뭐 그럴려니 한다는 투로 넘어간다. 그리고 그 선원이 기어코 그 오랑우탄을 잡아서 동물원에 비싸게 팔았다는 후일담이 나오며 그 오랑우탄은 종신형에 처한 셈이라고 끝을 맺는다.
참고로 이렇게 칼춤 한번에 모녀가 사망하는 킬러급 생물로 등장하고, 실제로 힘도 매우 센 유인원이지만, 오랑우탄의 원래 성격은 대단히 온순하므로 안심하자. '모르그 가의 살인 사건'에서 나오는 녀석이 워낙에 사나운 녀석이라 그 선원이 프랑스 동물원에 팔려고 인도네시아에서 잡은 것이다. 그리고 녀석도 사람을 무턱대고 죽인 게 아니라 사람이 면도하는 걸 따라하다가 레스파녜 모녀의 비명에 놀라서 면도날을 이리저리 휘두르다 보니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나온다. 여담이지만 "오랑우탄이 인간을 강간했다"는 도시전설도 비슷한 상황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는 오랑우탄 문서 참조.
함정과 진자
이 소설의 화자는 스페인의 종교재판을 받고 감옥에 갇힌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감옥에서 헤매던 화자는 벽을 손으로 더듬으며 방의 구조를 파악하려고 애쓰다 방의 중앙에 어둠 속에서 헤매던 죄수가 빠져 죽는 것을 의도한 목적으로 설계된 거대한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구멍에 가까이 가지 않으려던 죄수는 불현듯 정신을 잃는데, 정신을 차렸을 때는 자신이 똑같은 방에서 나무 탁자에 몸이 묶인 채 누워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죄수가 올려다본 천장에는 추를 들고 있는 시간의 노인이 그려져 있었는데, 죄수는 불현듯 이 노인이 든 추가 그림이 아니라 사실 칼날로 되어 있는 실제 추라는 것을 깨닫는다. 이 추는 시계추처럼 좌우로 천천히 흔들리면서 묶인 죄수를 향해 조금씩 내려오는 구조로 되어 있어서, 추가 죄수의 배 위까지 내려오는 순간 추가 죄수를 두동강내는 것을 목적으로 설계된 물건이었던 것이다. 죄수는 이 사실을 깨닫고 반쯤 미쳐버리지만, 마지막 순간에 함정에 돌아다니던 쥐를 생각해 내고 유일하게 자유로웠던 손 하나를 활용해 식사로 나왔던 고깃조각을 끌어다 자신을 묶은 끈에 문질러 냄새를 배게 함으로서 그 냄새를 맡은 쥐들이 끈을 갉아먹게 해서 추의 궤적에서 벗어난다. 추의 함정에서도 죄수가 벗어나자, 재판관들은 죄수가 있는 함정의 벽을 빨갛게 달군 채 방 자체를 좁혀 옴으로서 죄수가 방 중앙의 구멍으로 뛰어들게 유도한다. 죄수가 결국 달궈진 벽을 피해서 함정으로 뛰어들려는 순간, 큰 소리와 함께 벽은 물러나고 프랑스 육군의 라살 장군이 다가와 죄수를 구하면서 소설은 끝난다.
붉은 죽음의 가면
어느 나라에 적사병이라는 질병이 맹위를 떨친다. 적사병에 걸린 사람은 어지러움과 함께 아프기 시작하여 반 시간만에 코피를 쏟으며 죽는데, 이때 몸에 붉은 반점이 나타난다고 하여 적사병이라 불리우게 된다.
이에 그 나라를 다스리던 프로스페로 대공은 자신과 동등한 귀족, 귀부인같은 친우들과 함께 적사병이 닿지 않는 큼직한 사원에 들어가서 병을 피하기로 한다. 사원은 거대하기도 하지만 성과 같아 안에는 몇년이고 먹을 식량과 술, 광대나 미녀들과 온갖 오락거리가 가득하여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그렇게 사원에 숨어든 지 6달째. 지루해진 프로스페로 대공은 사원의 일곱 방에서 무도회를 연다. 그러나 무도회의 흥취는 시체처럼 기괴한 가면을 쓴 남자에 의해 깨지고 만다.
홀연히 나타난 남자는 무도회가 열리던 일곱 방들을 마음대로 드나들기 시작했고, 프로스페로 대공은 남자에게 칼을 빼들고 정체를 묻지만, 그에게서 아무 대답도 기대할 수 없었다. 남자의 피로 물들인 듯 한 붉은 옷과 진짜 시체와 구분하기 힘든 가면은 적사병을 연상시켰고, 이를 목격한 사람들 사이에 "적사병 그 자체가 아니냐"는 수근거림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공포에 질렸던 대공은 그 남자로 인해 무도회를 망친 것에 분노해 단검을 들고 달려들게 되나, 그 사내에게 다가가자마자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고 만다.
사람들이 다가가서 보니 대공은 적사병으로 죽은 다음이었고, 그 사내를 붙들자 그 섬뜩한 옷과 가면 아래엔 아무런 형체도 없이 빈 옷만 남아있었다. 남자의 정체는 바로 도둑처럼 사원에 찾아들어온 적사병이었던 것. 결국 그 어디보다도 병에서 안전하리라 여겼던 무도회에 참가한 모든 사람이 적사병에 죽음을 맞이했고, 세상 모든 곳에 적사병과 죽음만이 가득했다는 결말로 마무리된다.
아몬틸라도 술통
주인공 '나'(이름은 몬트레소)는 사육제가 한창인 어느날 자신의 저택으로 친구인 포르투나토를 초대한다. '나'는 포르투나토에게 자신의 집 지하실에 '아몬틸라도' 술이 있다고 한번 감정해 달라고 부탁하고 안 된다면 다른 친구에게 부탁하겠다고 조금씩 꾀어내서는 함께 지하실로 향한다.
지하실로 향하면서 주인공과 포르투나토는 독한 술을 조금씩 마시고 포르투나토는 점점 인사불성이 되어간다. 이윽고 둘은 지하실 끝에 도착한다. 그런데 주인공은 아몬틸라도를 찾는 포르투나토에게 아몬틸라도가 없다고 말하는데...
사실 아몬틸라도 술통은 다 구라이고 주인공이 포르투나토를 지하실로 데려온 이유는 포르투나토에게 그동안 쌓인 원한을(주인공에게 공개적으로 모욕을 준 적이 있다고 언급된다) 갚기 위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다.
주인공은 술에 취해서 몸도 못 가누는 포르투나토를 기습해 지하실 밑바닥 동굴 안쪽에 쇠사슬로 묶고 소름끼치게도 앞에서 보란듯이 벽돌을 하나하나 천천히 쌓아가며 동굴을 막기 시작한다. 묶인 채로 자신을 매우 천천히 가두는 광경을 지켜보는 포르투나토는 처음엔 술취해서 꿈을 꾸는 거라며 현실도피를 하다가 점점 위기를 느끼고 괴성을 질러 위협하거나 살려달라며 애걸복걸하지만 결국 삶의 희망을 놓고 조용해진다.
그 뒤 주인공은 이 동굴은 적어도 50년간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상쾌하게 말하며 마지막 한마디를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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